제주의 6월은 모름지기 수국의 계절이죠. 수국 명소로 이름난 혼인지에서 어여쁜 수국을 보고 나서 들르기 딱 좋은 맛집을 한 곳 소개해드릴게요. 온화하고 태평스러운 온평리 바닷가를 마주 보고 있는 제주도 성산읍 맛집 소라네집입니다.
가게는 보시다시피 으리으리한 건물은 아니지만 온평리 마을과 어울리는 정겨움이 묻어납니다. 바닷가와 2차선 해안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어 바다내음이 그대로 불어오는 자리입니다. 가게 입구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왕 크고 왕 싱싱한 해산물들이 수조 가득 들어있었는데요. 눈치채셨겠지만 현재도 활발히 물질을 하고 있는 현직 해녀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입니다. 20년 이상 식당을 운영해오고 계셔서 제주에 올 적마다 이곳을 꼭 들리는 오랜 단골들도 많다고 해요.
고무 잠수복을 입고 주홍빛 테왁을 둘러맨 사진 속의 해녀분이 바로 이곳의 사장님입니다. 올해로 벌써 47년째 성산포 바다에서 물질을 해오고 있는 베테랑 해녀분인데요. 제주에서도 성산포 온평리 지역의 물결이 아주 세차다고 해요. 사장님이 거센 파도와 거친 물길을 뚫고 직접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요리의 주재료가 됩니다. 소라, 전복, 보말, 성게, 문어, 해삼, 멍게 등 살아있는 해산물만을 취급하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이에요. 수조 안의 해산물만 가까이 들여다 보아도 맛에 대한 믿음이 절로 생기실 거예요.
저는 새우문어라면과 성게전복죽을 시켰는데요. 라면 위에 올려진 뽀얀 문어 속살이 보이시나요? 잘 삶은 문어는 이렇게 투명하고 맨질맨질한 윤기가 흐릅니다. 보통 제주에서 문어라면을 시키면 문어를 같이 넣고 끓여내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런 경우는 라면 속의 문어가 질겨지기 십상이에요. 이곳은 라면을 끓이고 나서 딱 알맞게 삶아진 문어숙회를 토핑처럼 올려주시는데 문어 한 점을 먹어보니 '이 식당은 찐이구나' 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문어가 질기지 않고 적당히 야들야들하고 쫄깃해서 다음에 방문하면 문어숙회를 먹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어를 먹느라 뒷전이 됐지만 통통하고 실한 새우도 두 마리나 들어있습니다. 부재료가 많이 들어간 화려한 해물라면보다 몇 가지 해산물로 깔끔한 맛을 내는 해물라면을 더 좋아하는데요. 그러면에서 소라네집의 새우문어라면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라면을 먹다 보니 성게알과 전복이 들어간 성게전복죽도 나왔습니다. 전복죽은 많이 먹어 봤지만 성게알까지 들어간 전복죽은 처음 먹어봤는데요. 귀하디 귀한 성게알이 들어간 만큼 보통 전복죽보다 훨씬 고소한 맛이 감돌더라고요. 전복도 큼직 큼직하게 들어가 있어서 씹는 맛을 더해줍니다.
그리고 소라네집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는 무말랭이와 돌미역을 소개 안 할 수가 없네요. 자연산 돌미역이 반찬으로 나오는데 초장에 찍어먹으면 애피타이저가 따로 필요 없습니다. 보통 식당에서 반찬 리필은 잘 안 하는 편인데 돌미역 한 접시를 리필했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손질해 해풍에 말린 무말랭이 장아찌는 전복죽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정말 좋습니다. 나가는 길에 보니 해풍에 말린 톳과 무말랭이도 따로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어설픈 제주기념품을 사는 것보다 소라네집 무말랭이를 제주여행 기념품으로 가져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만큼 정말 맛있었어요.
제주도에 해녀식당은 참 많지만 바가지와 눈속임이 없고 맛까지 보장되는 해녀식당은 드문 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친절한 해녀 사장님이 바다에서 길어 올린 제주의 참맛을 보고 싶은 분들께 소라네집을 추천합니다. 혼인지에서도 차로 딱 3분 거리라 혼인지 근처 맛집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소라네집
서귀포시 성산읍 환해장성로 631
영업시간 8:00~17:00
⬇️ 소라네집 근처 가볼만한 곳
6월 제주도 가볼만한 곳 | 로맨틱한 푸른 수국 명소 <혼인지>
혼인지 서귀포시 성산읍 혼인지로 39-22 매일 8:00~17:00 ▪︎입장료 무료 안녕하세요, 제주사람 미뇽입니다. 바야흐로 수국의 계절이 시작됐습니다. 제주어로 도체비꽃(도깨비꽃)이란 이름에 걸
dajungjeju.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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