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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추천 제주여행

제주 반딧불이 축제 다녀온 후기 <청수곶자왈 C코스 탐방>

by mignon 미뇽 202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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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청수리 홈페이지

한 달 전에 예약을 해두고 손꼽아 기다렸던 반딧불이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제주도 반딧불이 축제는 제주시 한경면에 있는 산양큰엉곶과 청수곶자왈 두 곳에서 진행이 되는데요. 이번에 저희 가족이 간 곳은 세 가지 탐방코스가 있는 청수곶자왈 반딧불이 축제입니다.

청수곶자왈 반딧불이 축제에 찾아가는 길은 내비에 '웃뜨르빛센터' 또는 '곶자왈반딧불이축제'를 검색하시면 됩니다. 구불구불하고 어두운 산길을 달려야 해서 운전은 각별히 주의하셔야 해요. 근처에 도착하니 안전요원이 주차자리를 지정해주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도로 옆 덤불에서 노랗게 빛나는 반딧불이를 볼 수 있었는데요. 벌써부터 보이는 반딧불이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습니다.

도착하면 보이는 웃뜨르빛센터의 모습입니다. 매표 후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으면 시간대와 코스 별로 안내를 해주세요. 현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인터넷예약 티켓교환처에서 입장권을 받으셔야 하는데요. 예약 시간대와 이름을 말하면 명단 확인 후 바로 티켓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탐방은 저녁 8시부터 9시 30분까지 15분마다 진행됩니다. 저희는 9시 타임으로 예약을 해두고 현장엔 8시 30분 정도에 도착했는데요. 그 시간대는 기다림 없이 바로 티켓을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청수리가 중산간 쪽이라 먹거리가 전혀 없을 줄 알았는데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간식코너도 있고 바로 옆에는 카페와 곱창집도 있었습니다. 일찍 와서 저녁 먹고 커피 마시면서 기다려도 괜찮겠더라고요. 혹시 정보 필요하신 분들은 카페청수리와 청수청년곱창으로 검색해보세요.

붕어빵 한 마리씩 뜯으면서 저희가 갈 코스를 살펴보았습니다. A코스는 70분, B코스는 80분, C코스는 40분이에요. 저희 가족은 아이가 있어서 C코스로 예약했는데 현장에서 보니 아이들과 B코스를 가는 가족들도 많더라고요. 제가 직접 걸어보니 정말 캄캄하고 습하기도 해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C코스를 추천합니다.

가장 긴 탐방코스인 B코스는 출발지점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A코스와 B코스는 버스 이동 없이 센터에서 출발해서 센터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시간이 되자 C코스 예약자만 모아 영상시청실로 안내해주셨어요. 곶자왈 반딧불이에 대한 소개와 탐방 주의사항이 담긴 시청각 자료를 5분 정도 보고 출발합니다. 이곳에서 불빛 나오는 신발을 신은 아이들이 있는지 체크하는데요. 만일 있다면 청테이프로 칭칭 감으시더라고요. 예약 페이지에도 주의사항이 자세히 적혀 있으니 이런 부분은 미리미리 챙기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불빛 교란이 생기면 반딧불이가 짝짓기를 못할 수도 있다고 해요.

여담이지만 이렇게 사전에 체크를 했는데도 청테이프 조치도 안하고 불빛 신발을 그대로 신긴 부모님이 계셨어요. 빛이 하나도 없는 숲이라 신발 불빛이 네온사인보다도 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스마트워치 불빛에도 눈이 머는 줄 알았어요...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으니 미리미리 핸드폰도 꺼두시고 불빛이 나올만한 요소는 사전에 반드시 차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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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청수리 홈페이지

제가 간 날은 살짝 흐린 날이라 숲이 정말 어두웠어요. 어떤 구간에서는 바로 눈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해서 앞사람에 의지한 채 걸어야 하는 길입니다. 습하기는 했지만 모기는 전혀 없어요. (향수나 모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금물이에요) 반딧불이가 얼마큼 보였는지 궁금하시죠? 아쉽게도 사진처럼 현란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반딧불이 사진들은 장노출로 몇 장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라 저렇게 보이는 거고요. 실제 빛은 사진보다 약하고 수도 훨씬 적습니다. 어둠 속에서 간간히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숲터널 구간에 가면 희미한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점멸하는 반딧불이 수십 마리를 볼 수 있었어요. 가끔 정말 밝은 빛을 내는 반딧불이가 옷에 와서 붙기도 하고 바로 눈앞으로 빛을 내며 날아가는데 너무너무 신기했습니다. 반딧불이를 왜 도깨비불이라고 불렀는지 알겠더라고요.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어두운 숲길을 가족끼리 손을 꼭 잡고 소곤대며 걷는 경험 자체가 정말 행복했습니다.

출처 : 청수리 홈페이지

생각보다 별로 안 보인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저는 너무 만족스러운 탐방이었어요. 밤의 숲길을 걸을 수 있어서 좋았고 반딧불이도 실컷 봤습니다. 자연에게 쇼를 기대해선 안 되는 거잖아요? 충분히 감사하고 고맙고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우리의 이런 탐방이 훼방이 되질 않았기를 바랄 뿐인데요. 내년에도 수만의 반딧불이들이 곶자왈을 밝혀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올해 청수곶자왈 반딧불이 축제는 7월 10일까지 진행됩니다. 인터넷 예약은 모두 매진이지만 9시 15분 타임과 9시 30분 타임은 오후 다섯 시부터 현장 구매가 가능해요. 그리고 7월 4일부터 7월 10일까지는 현장 구매로만 진행이 되는데요. 반딧불이 개체수 감소에 따라 조기마감이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사전에 인터넷 예약을 못하신 분들도 아직 기회가 충분하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밤을 선물 받으시길 바랍니다. 이상 제주사람 미뇽의 제주이야기였습니다. 오늘도 다정한 하루 보내세요 🙂

※ 비가 올 땐 청수리 홈페이지에서 공지사항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청수리에 비가 올 경우 그날 상황에 따라 취소 여부가 판가름되며 취소될 경우에만 공지를 올린다고 합니다. 제주도 날씨는 지역마다 달라서 다른 곳에는 비가 와도 청수리에는 오지 않는 경우도 많으니 우천 시엔 공지사항을 꼭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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